1990년대는 삐삐(무선호출기)가 유행이었다. 지금 사람들이 휴대폰을 쓰고 있듯이 90년대에는 삐삐를 사용했다. 오늘 주식회사 리텍 대표이사 이종철 님의 인터뷰를 보았다. 내가 쓰던 삐삐를 만들던 회사의 대표 이사님이었다. 이 삐삐 회사에서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진동벨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사라진 줄 알았던 삐삐가 진동벨이 되어 우리 곁에 있었다.
삐삐
삐삐는 문자를 수신하지 못하는 숫자만을 수신할 수 있는 작은 기계이다. 삐삐는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계가 아니고 숫자를 받는 기계이다.
삐삐로 연락하는 방법
1. 내가 친구와 통화를 하고 싶을 때는 전화기를 이용해서 친구의 삐삐 번호를 누른다.
2. 삐삐 소리가 들린다.
3. 삐삐 소리가 들린 후 내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전화번호를 누른다.
4. 친구의 삐삐에 내가 보낸 전화번호가 기록된다.
5. 친구가 주변에 있는 전화기를 찾아 나에게 전화를 한다.
6. 친구의 전화를 받는다.
7. 통화한다.
삐삐의 응용
그러니까 삐삐는 그냥 숫자를 수신받을 수 있는 기계였다. 문자를 받을 수 없는 삐삐를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많은 방법들이 고안되었었다. 전화번호 와 함께 보내는 8282는 급한 일이니 빨리 연락하라는 사인이고, 3535는 사모한다는 연인들끼리의 달달한 러브 메시지 였다.
한동안 사용되던 삐삐는 통신수단의 발달로 휴대할 수 있는 전화기들이 개발되면서 사라졌다.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전에 썼던 삐삐는 역사 속으로 그렇게 아주 없어져 버린 줄 알았다.
삐삐의 변신
어느 날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나눠주는 진동벨을 받고 신기해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대부분의 가게에서 주문을 받은 다음에 진동벨을 나눠 준다. 내가 주문한 음식이 완성되면 내가 받은 진동벨이 울리고, 나는 받은 진동벨이 울리면 카운터에 가서 내 음식을 받아온다.
중동에서는 회사에서 직원을 호출하는 용도로도 진동벨이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화재현장에서는 소방관들에게 진동벨을 지급해서 진압 중인 소방대원의 인원과 위치를 파악하는 용도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제는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역사 속의 그 삐삐가 진동벨이 되어 우리 곁에 항상 있었다니 너무 반갑고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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