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기준금리를 97%로 올렸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1월부터 3.5%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2020년 5월 0.5%였던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0번의 인상으로 3.5%까지 올랐다. 금리가 오르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빚을 얻어 썼던 영끌족의 갑작스러운 몰락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빚
우리 가계도 빚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주택담보 대출이다. 오래전에 남편의 사업실패로 생긴 흔적이다. 10년이 넘게 가지고 있는 빚이지만 좀처럼 갚아지지 않고 있다. 빚이 있다 보니, 그동안 무관심했던 이자율의 변동에 신경이 쓰이게 되었다. 결혼 전 IMF때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많은 가정이 무너지던 시기에 내가 평온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집에 빚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IMF때 뉴스 인터뷰가 생각난다. 가계부채를 가지고 있던 그 사람은 갑자기 이자율이 20%가 되었다고 했었다. 빚이 없었던 나는 체감할 수 없었던 뉴스였다. 온 나라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뉴스로 보도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몰락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참한 소식이 전해졌다.
금 모으기 운동이 전개되고, IMF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얻으면서 나라 경제가 다시 살아났을 때, 당연한 일인 것만 같았다. 우리나라가 IMF를 빨리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을 놀라워하는 외신이나, 우리나라 경제 전문가의 자신감에 찬 인터뷰를 들어도 그런가 보다 했다.
기준금리와 빚
내게 빚이 생긴 지 10년이 넘었다. 나는 이제 빚을 탈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10번의 금리 인상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이자가 체감되었다. 그동안 금리가 낮았었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3.5%인 지금 내게 다가온 금리는 다음 달에 6.29%가 예고되어 있다. 그동안 지불한 이자를 합치면 원금보다 많다는 현실이 우울할 뿐이다.
비난받는 빚탕감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이슈로 떠 오를 때마다,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들려온다. 이자를 제대로 내면서 빚을 관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우롱하는 처사에 비난받기 일 수이다. 왜 매번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까?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이유가 높아진 금리 때문이라면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원금을 갚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빚을 탕감해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자 납부를 면제하고 언제든 원금을 갚아 갈 수 있는 빚 통장 같은 것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이자 없이 빚 통장에 돈을 넣으면 원금이 갚아지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일정한 기준을 만들어 상환이 끝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준다면, 국민적인 거부감이 줄지 않을까?
아르헨티나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기준금리 3.5%를 가지고도 더 이상 금리를 올리면 안 된다고, 죽는소리를 하는 우리에게 아르헨티나의 97% 기준금리는 너무 황당한 소리로 들린다. 우리보다 잘살던 아르헨티나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독재정권으로 인해 경제가 망가졌다는 분석이 있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것에만 신경 쓴 정치인들이 나라를 망치는 데 한몫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불안한 예측이 많이 있다. 부디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자신의 안위가 아니라 국가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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